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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났다, 이제 청첩장은 쓰레기?

By 정태일

Aug 3, 2018
지인이 며칠전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다. 다음날 종이 청첩장을 또 줬다. 모청(모바일 청첩장 준말)만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그리고 결혼식이 끝났다. 청첩장은 책상 어딘가에 또 쌓였다. 이게 벌써 몇장째인가.
누구나 어딘가 구석에 날짜 지난 청첩장 한두장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처음엔 버리지 못하고 그냥 둔다. 지인한테서 받은 청첩장이니까.
그러다 시간이 흘러 무뎌지게 됐을 때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는 청첩장을 발견하게 된다. 

만약 세상에 나온 청첩장이 ‘임무’를 마치고 모두 버려진다면 그 양은 얼마나 될까?

대략적인 계산식은 이렇다. 

2016년 통계청 기준 혼인건수는 28만1700건이다.
신랑신부가 업체에서 구매하는 청첩장은 통상 300장 안팎이다. 

28만1700쌍이 청첩장 300장씩 돌렸다고 가정했을 때
281,700 X 300=84,510,000
총 8451만장이다.
청첩장 1장 무게는 18g 안팎. 전체 무게는 1,521,180,000g이다. t(톤)으로는 1521.18t.
 

최근 몇달간 받은 청첩장들이 사무실 책상 위에 늘어져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자, 이제 종이쓰레기 배출량과 비교해보자.
2016년 전국 하루 평균 종량제 봉투에 들어간 종이폐기물은 5632t이었다. 재활용으로 분리된 종이폐기물은 4603t이었다. <환경부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만약 연간 판매된 청첩장이 모두 종이폐기물로 나온다면?
하루에 나오는 전국 종이폐기물 배출량 중 종량제 기준 27%, 재활용 기준 33%다.

또 청첩장 1장이 약 450원이기 때문에 모두 쓰레기로 버려진다면 380억원 이상 값어치의 청첩장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액자로 재활용된 청첩장들 [출처=웨딩공부 카페]


이는 어디까지나 청첩장이 쓰레기로 버려졌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물론 청첩장의 의미를 생각해서 간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는 청첩장 디자인을 배경삼아 액자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받아둔 청첩장을 처리하는 것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한 맘카페에는 이런 글도 올라와 있다. 

“청첩장 이거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걍 재활용에 버리자니...이름 쓰여 있어서 찝찝하고, 찢어서 버리자니 먼가 나쁜짓 하는 거 같고, 걍 보관하기도 웃기고요...“

그래서 대청소나 서랍을 정리할 때 혹은 이사갈 때 청첩장이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버려질 수 있는 것이다. 

[출처=리프프로젝트 홈페이지]


청첩장을 만드는 업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점유율 1위(65%)인 바른컴퍼니 측은 “낭비되는 청첩장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찾는 중이다. 우선 커플들이 청첩장 샘플 신청을 줄일 수 있도록 동영상을 충분히 보고 선택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안도 나오고 있다. 리프프로젝트는 청첩장 뒷면에 덕담을 적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었다. 하객들이 결혼식날 덕담을 적은 청첩장을 가져오면 신랑신부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리프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청첩장. 뒷면에 신랑신부에 전할 덕담을 적을 수 있다 [출처=리프프로젝트]


또 자원재사용 차원에서 조금이라도 벌목을 줄이고자 종이는 100% 재생지를 쓰고 있다. 이렇게 해서 현재까지 사용한 재생지 길이는 900㎞, 높이는 2050m에 달한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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