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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고 널렸다는 공공건축물을 뜯어보자

By 구민정

Jul 31, 2018
국가나 지자체가 건물주인 건물을 공공건축물이라고 한다. 모두가 주인이기도 하고, 딱히 주인도 없는 건물이기도 하다. 관공서, 학교, 박물관, 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엔 이러한 공공건축물이 19만 동 넘게 있다. 그리고 해마다 이 공공건축물을 새로 짓고 고치는 데 쓰이는 예산만 대략 16조원이다. 이러한 공공건축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어지게 되는 걸까. 현행법상 대부분의 공공건축물은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이 발주기관이 돼 특정 내용을 지침으로 공모를 내면 각 업자들이 설계안을 제출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설계안을 고르는 방식이다.
서울 중랑구가 중랑천 제방에 ‘겸재 작은도서관'

   지역별 공공건축물 규모

서울시 한 공무원은 “공공건축물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지역 환경의 한 부분이에요.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어릴 적 추억 속 핵심공간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공건축물을 짓는 사업은 그 기획 단계부터 모두가 참여해, 모두에게 필요한 가치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공공건축물이 모두를 위한 건물이기 때문에 사업공모를 내는 단계에서부터 공공기관들은 업자들에게 건물이 필요로 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명확하게 제시해줘야 한다. 그래야 업자들도 이에 맞춰 공모안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건축물에 ‘딱히 주인이 없는’ 탓인지 다른 부동산들에 비해 시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지고 이것이 업무상 공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건축물에 대한 전담 부서와 전담 인력이 모두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많은 공무원들은 입을 모아 “기관 내 전담 부서와 전담 인력, 모두 없다”고 말한다.

   공공건축물 기획 인력부서

전담 인력이 없다보니 공공건축물에 대한 사업을 계획할 때 입지, 부지, 배치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경재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원은 “입지는 공공건축물을 어디에다가 세우는가에 대한 문제다. 접근하기 용이한지, 주변 건물들과 잘 어우러지는지, 동네 환경은 어떠한지가 고려돼야 하는데 전담부서가 없다보니 이러한 사안들이 결정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지’ 문제의 경우 건물이 지어지는 부지가 지상 몇 층인지, 지하 부지의 규모는 얼마나 넓은지, 부지의 용도에 있어 제한요소는 없는지, 문화재나 지구단위 계획에서 규제하고 있는 규제항목들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부지 문제 외에도, 외부공간활용에 대한 계획이나 건물의 동 방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증축을 고려해 지어올릴 것인지 등 ‘배치’의 문제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건축법이나 관련 규제들에 대한 전문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한데 공공기관 내에 건축직력의 행정직과 기술직이 없는 곳이 많아 사업 진행에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2014년부터 공공건축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공공기관이 용역에 대한 입찰공고를 내기전에 공공건축물에 대한 사업계획을 미리 센터에 검토를 신청하는 것이다.

영주가로(우수한 공공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영주시의 영주가로 경관 시뮬레이션.[출처=영주시])

하지만 사전검토에 더해 더 많은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유경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공공건축지원센터장은 “절차와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입니다. 지역 특성을 어떻게 고려할 건지, 이용자의 수요를 어떻게 반영할 건지 등을 고민하기 위해선 지역 전문가의 보다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와 시공, 운영 등 공공건축물을 실제로 만드는 실행 단계 역시 중요하겠지요. 사전검토 이후 단계에서 우수한 설계자가 역량을 잘 발휘하고 설계에 부합하는 좋은 재료와 기술로 시공하는 것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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