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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No.1 ‘이코노미’ 기내식을 찾아서

By 윤현종

Jul 6, 2018
“많은 항공사들이 퍼스트ㆍ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엔 좋은 식재료, 프리미엄 와인을 퍼줬다. 이코노미 손님은 외면해 왔다”

글로벌 여행사 스카이라크(Skylark) 공동창업자 폴 톰포스키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남긴 코멘트다.

폭로? 아니다. 막연히 그렇다고 생각한 것을 재확인 했을 뿐. 한 번이라도 비행기 3등석(이코노미)에 앉아 5시간 이상 버텨 본 사람들은 안다. 무릎조차 펴기 힘든 의자에 앉아 맛없는 기내식으로 ‘사육(?)’당하는 그 느낌. 지독하다.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 [출처=싱가포르항공]

고달픈 현실은 그러나, 조금씩 변하고 있다. 3등 기내식을 사료처럼 취급하진 않는 항공사들이다.

3등석에 앉았다고 입맛까지 3등은 아니란 사실을 받아들인 곳은 어디일까. 의외로 좀 있다. 맛과 건강을 모두 신경쓰는 ‘고품질’ 이코노미 기내식.

   싱가포르 항공:고든램지 보우하사(?)

믿겨지는가.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가 이 항공사 이코노미 기내식 메뉴까지 컨설팅 했었단 사실. CNN과 온라인 패션매체 리파이너리 29 등에 따르면 그는 2002년 싱가포르를 처음 방문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싱가포르 항공 승객의 식사를 챙겼다.

램지는 지나치게 솔직하기로 유명하다. 스스로 기내식 메뉴를 설계 했으면서도 “기내식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믿을만 하다. 이코노미 메뉴엔 퀴노아와 병아리콩이 들어간 샐러드 등 건강식이 포함된다. 오리엔탈 스타일 생선찜도 맛볼 수 있다. 진과 파인애플이 들어간 싱가포르 슬링칵테일은 언제든지 주문 가능하다.

거장이 기초를 설계한 이코노미 식사는 호평 일색이다. 

 
Josh라고 밝힌 승객이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싱가포르 항공 이코노미 기내식을 찍어 올려놓았다. 전세계 739개 항공사 4만5602장의 기내식 사진을 모두 모아놓은 사이트 ‘에어라인 밀즈’엔 항공사별, 좌석 등급별로 분류한 실제 사진과 승객들의 리뷰가 남겨져 있다. [출처=에어라인밀즈]

“This was without question, the best special meal”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싱가포르 항공편에 탔던 한 이코노미 승객이 남긴 간단한 코멘트. 모든걸 말해준다.

터키항공 이코노미 메뉴 [출처=익스프레스]

   터키 항공:전통의 강자, 스테디셀러

7년 전인 2011년. 터키 항공의 식사는 비행편 검색 앱 스카이스캐너 이용자들이 뽑은 ‘세계 최고 기내식’으로 선정됐다. 명성은 그대로다. 올해 트립어드바이저 사용자들도 터키 항공을 ‘유럽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 자리에 올려놨다. 이 항공사 이코노미 기내식이 꾸준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터키 항공 이코노미를 이용해 본 승객들 대부분이 “이스탄불에 도착도 하기 전에 터키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유도 기내식의 공이 크다. 알이 굵고 탱글탱글하기로 유명한 터키 산 올리브, 그리고 터키 산 버터는 기본이다. 여행객들의 워너비 중 하나인 시시케밥은 메인코스. 터키 스타일 푸딩으로, 컵케이크처럼 생긴 술탁(sultac)은 덤이다.


   델타 항공:‘사육’ 걱정 이제 그만

미국 델타 항공의 이코노미 기내식은 비교적 낮은 칼로리로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12월 식단ㆍ건강관리 전문매체 다이어트 디텍티브는 델타 항공 기내식을 미국 12개 항공사 가운데 최고로 꼽았다. 평가 별점은 5개 만점에 4개.

델타 항공 이코노미 클래스 식단 [출처=익스프레스]

이 항공사의 기내식은 평균 559칼로리다. 평가 대상이 된 일부 항공사의 한 끼 식사가 1480칼로리로 확인된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열량이다.

다이어트 디텍티브 창업자인 찰스 플래트킨 플로리다 국제대 공공보건학 박사는 “델타는 기내식 식단 개선과 투명성 확보 등에 놀라울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평했다.

   대만 에바(EVA) 항공:NYT는 칭찬, 한국 노선은?

“저녁 식사로 스미르노프 보드카 온더록 한 잔과 함께 웍으로 조리한 돼지고기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소스로 만든 갑오징어는 봄베이 진과 함께 나온다. 이코노미 승객은 이 메뉴들 말고도 수많은 식단을 맛볼 수 있다. 춘절(春節) 기간엔 중국 전통식으로 만든 닭고기 계란 볶음밥이 제공된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소개한 대만 에바항공 이코노미 기내식이다.


대만 에바항공 장거리노선에 제공된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의 키티메뉴(NYT 기사와는 관련없음) [출처=인플라이트피드]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 받는 것은 해외에서 에바 항공을 탈 때나 가능해 보인다. 인천 공항을 오가는, 상대적으로 근거리에 속하는 한국 노선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바 항공 서울 지점 관계자는 “이코노미 기내식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도 “NYT 기사 내용은 대만 출발 노선이나 장거리 항공편의 이코노미 기내식을 소개한 것 같다”며 “상세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이코노미 기내식이) 한국 항로 노선에 큰 영향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 “중국 춘절 기간에도 특별히 실리는 (특식) 메뉴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항공:...

20년 가까이 전세계 항공사 대상으로 기내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해 상을 주고 있는 스카이트랙스 데이터. 아시아나의 최근 자료를 찾아봤다.

2016년 이코노미클래스 기내식 - 세계 1위

2017년 이코노미클래스 기내식 - 세계 3위

아시아나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은, 나쁘지 ‘않았다’.

전세계 739개 항공사 4만5602장의 기내식 사진을 모두 모아놓은(7월 5일 현재) 사이트 ‘에어라인 밀즈’엔 아시아나 이코노미 식단도 올라가 있다. 가장 최근 업로드 된 사진은 5월 말. 춘람렁(Tsun Lam Leong)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손님은 비빔밥이 맛있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궁금하다. 두 달 가량 지난 지금도, 아시아나 이코노미에 몸을 싣고 한국에 오는 외국인 승객들은 “Bibimbap이 맛난다”고 이야기하는지.

또 몇 달 뒤, 스카이트랙스는 ‘2018년 아시아나의 3등석 기내식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지.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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