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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액션의 법칙…‘열연’은 동점일 때 더 많이 나온다

By 정태일

Jul 5, 2018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 네덜란드 대 멕시코 경기에서 네덜란드 공격수 아르연 로번이 헐리웃액션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장면. 이 덕분에 네덜란드는 2대 1로 멕시코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출처=야후스포츠]

지난달 22일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 E조 2차전 브라질 대 코스트리카 경기. 후반 32분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가 코스타리카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0대 0 동점 상황에서 브라질이 선취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시스템) 심사를 한 심판은 페널티킥 판정을 번복했다. 눈속임으로 악명 높은 네이마르의 헐리웃액션이 이번에 제대로 들통나고 말았다.

네이마르 못지 않게 우루과이 스트라이커 수아레즈도 ‘핵이빨’ 만큼 헐리웃액션으로 유명하다. 그는 레알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 유독 과장된 액션을 선보였다.





축구 경기에서 헐리웃액션은 늘 논란 대상이었다. 특히 심판이 헐리웃액션에 속아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을 선언해 경기 자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은 계속 이를 악용하고 있다. 헐리웃액션 이후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이런 헐리웃액션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도 일종의 ‘법칙’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퀸스랜드 대학의 인간실험윤리분석위원회(HEERC)는 6개 축구 프로리그를 관찰했다. 총 60경기에서 선수들이 넘어진 횟수는 2803번이었다. 이 중 6%인 169번은 헐리웃액션(dive)이었고, 94%는 실제 태클에 의해 넘어진 횟수였다. 이 169번의 헐리웃액션을 통해 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패턴을 도출했다. 

   눈속임은 동점에서 더 많이 나온다
경기에서 헐리웃액션이 나올 당시 스코어 기록을 따져보니 헐리웃액션은 동점 상황에서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보다 2배 가량 더 많았다. 이기거나 지고 있을 당시 헐리웃액션은 경기 당 0.8회 미만이었지만 동점일 때는 매경기에서 1번 이상은 꼭 나올 정도로 차이가 컸다. 실제 네이마르가 코스트리카전에서 헐리웃액션을 했을 때도 0대 0 동점상황이었다. 위원회는 선수가 헐리웃액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효과가 가장 크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심판을 속이게 되는데 그 순간이 ‘동점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상대 안방에 갈수록 더 많이 넘어진다

경기장을 6개로 분할하면 Db(defensive box), Da(defensive area), Dm(defensive middle), Am(attacking middle), Aa (attacking area)와 Ab(attacking box) 등으로 나눠진다.
헐리웃액션은 수비에서 공격하는 방향으로 갈수록 많이 나왔다. Db~Dm 영역에서 총 넘어진 횟수 중 헐리웃액션이 나올 확률은 4% 전후에 불과했지만 상대 최전방(Ab)에서는 10% 수준으로 올라갔다. 넘어진 횟수 10번 중 1번 정도는 헐리웃액션이라는 셈이다. 또 수비수보다 공격수가 주로 헐리웃액션을 한다는 추론도 가능해진다.
페널티박스에서 헐리웃액션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해서 페널티킥과 같은 ‘보상(reward)’이 그만큼 따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여기서 넘어져야 잠재적 효과가 크다고 의식해 더 많이 눈속임을 한 것으로 위원회는 설명했다. 


   눈속임이 반복되면 심판도 못당한다 

A~F 총 6개 리그에서 헐리웃액션이 많이 나왔던 경기일수록 심판이 속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경기 당 헐리웃액션이 1.5~3회였던 리그에서는 심판이 헐리웃액션에 잘 속지 않았다. 전체 헐리웃액션 중 심판이 속아서 프리킥과 같은 보상을 줄 확률은 20% 전후였다. 비교적 간파를 잘 한 것이다. 하지만 헐리웃액션이 4회 정도로 나온 경기(F리그)에서는 심판이 헐리웃액션에 반응해 보상을 줄 확률이 60~70% 수준으로 크게 올라갔다. 헐리웃액션 횟수와 심판의 보상 가능성 사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성립하는 셈이다. 


   멀어질수록 오심 확률 높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지만 헐리웃액션 세계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심판이 아주 가까이서 보는 상황에서는 태클로 넘어졌을 때 파울로 인정된 경우가 헐리웃액션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심판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이 차이는 조금씩 좁혀졌다. 특히 심판과 선수와의 거리가 먼 경우에는 역전됐다. 전체 파울 인정 횟수는 줄어들긴 했지만 태클보다 헐리웃액션에서 더 많이 파울로 인정할 정도로 심판의 판정 능력이 거리에 큰 영향을 받았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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