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하단바로가기


월드컵=소나무 3억 그루 (feat. 갑질 졸부 FIFA)

By 민상식

Jul 3, 2018
러시아의 거대 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Gazprom)은 요즘 유럽 기업들과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Nord Stream 2)를 진행 중이다. 발트 해를 건너 러시아 서부와 독일 북부 간의 천연가스관을 잇는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이다. 북해를 잇는 러시아와 독일 간의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1’은 이미 7년 전인 2011년 개통했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

총 110억 달러(약 12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노르트 스트림2에는 영국ㆍ네덜란드 합작법인 로열더치셸, 프랑스 엔지, 독일 윈터셸 등이 47억5000만 유로(약 6조2000억원)를 투자한 상태로, 유럽 기업들의 기대가 높은 사업이다. 하지만 노르트 스트림2를 두고 환경파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각 국 환경단체들은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파이프라인 건설을 막는 데 필사적이다.
 
노르트 스트림 파이프라인 건설 현장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막무가내 가즈프롬

각국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가스 파이프라인 부설이 시작된 발트해 바닥에 화학무기가 존재한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환경단체들은 “파이프라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화학무기가 버려진 곳을 가까이 지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즈프롬은 화학무기가 발견되면 폭파 처리할 방침이기 때문에 환경파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환경단체인 자연보호연맹(NABUㆍNature and Biodiversity Conservation Union)도 최근 “천연가스관 건설이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을 야기할 것”이라며 독일 지방정부를 상대로 노르트 스트림2 건설을 금지하는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런 요구에도 가즈프롬은 꿈쩍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즈프롬은 2013년 말 국제 환경단체들의 반대에도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는 북극해의 프리라슬롬나야 석유채굴 시설 가동을 강행한 바 있다.
 
2011년 11월 러시아와 독일 간의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 개통식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세번째)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오른쪽 세번째) 당시 대통령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부패한 FIFA의 후원사 찾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6개월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후원 기업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었다. 일찌감치 후원기업을 모두 확보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와 달리, 이번에는 후원사 인기가 급락했다. 2015년 터진 FIFA 부패 사건의 여파 때문이다. 유럽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부패한 FIFA 후원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이때 중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후원에 나섰고, 러시아 월드컵 전체 광고비의 35%가 중국 회사의 자금으로 채워졌다. 영국의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제니스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총 광고액 24억 달러(약 2조7000억원) 가운데 중국 기업의 광고액은 8억3500만 달러(약 9400억원)로 집계됐다. 이어 미국 기업 광고비(4억 달러), 러시아 기업(6400만 달러) 순이다. 

러시아 기업 중에서는 가즈프롬이 2018 러시아 월드컵 한 차례만 공식 파트너로 나섰다.
FIFA가 후원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공식 파트너의 경우 매년 2200만~4400만 달러(약 250억~500억원)의 후원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FIFA 입장에서는 TV 중계권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입원인 후원 기업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후원기업을 찾는 데 가즈프롬의 환경파괴 여부 등 기업 윤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온실가스 배출 비중 [출처=FIFA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

   월드컵 발생 온실가스 = 소나무 3억2000만 그루

월드컵이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만큼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마어마하다. FIFA의 2018 월드컵 ‘온실가스 배출 보고서’(The greenhouse gas accounting report)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동안 총 216만 톤(t)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될 전망이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3억2000만 그루를 심어야 정화될 수 있는 양이다. 배출 비중을 보면 관객과 선수단이 이용하는 비행기 등 국제 이동 수단이 전체 온실가스량의 57%를 차지한다. 15%는 국내 이동 수단에서 나온다. 관객과 선수단이 사용하는 숙소와 경기장 내 음식료품 판매에서는 각각 전체의 12%와 5%가 배출된다.
 
FIFA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함께 탄소 배출 감소 캠페인을 벌이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무료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등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중이다. 그러나 월드컵 온실가스 배출량 중 절반 정도가 국제 이동 수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러시아 안에서의 대중교통 권장 등의 절감효과는 크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 [사진제공=게티이미지]

환경단체들은 특히 “FIFA가 월드컵을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더욱 많은 지원을 FIFA에 요구하고 있다. FIFA는 2015∼2018년 TV 중계권 수익으로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를 벌어들였고, 마케팅 수익은 16억5000만 달러(약 1조8500억원)에 달했다. 이젠 월드컵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기후변화는 현실이고, 월드컵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mss@heraldcorp.com

Back to List
MOST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