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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론’ 신태용 VS ‘연임설’ 니시노

By 정태일

Jun 27, 2018
2패 VS 1승 1무.

359일째(6월 27일 기준) 한국 축구 국가대표를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 80일째 일본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행 중인 니시노 아키라 감독. 양 감독의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 성적표는 이렇게 다르다.

숙적 일본이 내용과 결과 면에서 모두 한국보다 앞선 경기를 펼치면서 두 감독 리더십에 대한 평가 또한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태용 감독과 니시노 아키라 감독 [출처=연합뉴스]




천재 미드필더 출신에 첫 월드컵 무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감독. 하지만 신 감독을 향한 국민들의 해임 여론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번 월드컵으로 임기가 끝나는 니시노 감독에는 정반대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트릭 VS 브릭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가기까지 한국과 일본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1승 1무 2패, 일본은 1승 2패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지막 경기인 세네갈전에서 한국은 패했고, 파라과이전에서 일본은 이겼다.

평가전을 통한 두 감독의 본선 전술은 달랐다. 신 감독은 평가전 내내 자신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자주 언급한 ‘트릭’을 본선에도 들고 갔다. 물론 평가전은 감독이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며 본경기에 대비하는 기회다. 하지만 월드컵처럼 단 3번의 경기만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가리는 대회라면 ‘완성형’ 조직을 들고 실전에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 감독은 1차전과 2차전에서 포메이션과 선발명단을 모두 달리 했다. 상대팀에 따른 각기 다른 전술이라고 볼 수 있지만 뒤집어보면 조직 구성이 확고하지 않고 베스트일레븐이 뚜렷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스웨덴전(왼쪽)과 멕시코전에서 선보인 한국의 라인업. 전술과 선발명단 모두 다르다.




반면 니시노 감독은 달랐다. 그도 평가전에선 여러 차례 전술을 실험했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똑같은 4-2-3-1 전술에 똑같은 선발명단을 썼다. 70분대에 선발 카가와를 혼다로 교체하고, 혼다가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패턴 또한 일치했다. 신 감독이 끝까지 트릭을 강조했다면, 니시노 감독은 벽돌(brick)처럼 견고한 조직력을 완성해 본선에서 밀어붙인 것이다. 



콜롬비아전(왼쪽)과 세네갈전에서 선보인 일본의 라인업. 전술과 선발명단 모두 똑같다.




    대응 VS 순응

“상대가 워낙 신장이 높아 세트피스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해 준비했다.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에 적응하면 빠른 선수들로 뒤를 노리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된 거 같다”

스웨덴전에서 패한 뒤 신 감독이 인터뷰서 밝힌 말이다. 신 감독은 상대팀의 강점에 ‘대응’하는 전략을 썼다. 그러다보니 최강 공격수 손흥민조차 수비가담 비중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스웨덴전에서 패배한 뒤 고개를 떨군 기성용과 손흥민 [출처=연합뉴스]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승리한 니시노 감독은 “상대의 스트롱(강점)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확률은 낮다. 우리들의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을까를 남은 경기에서도 추구하고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시노 감독은 월드컵 직전 경질됐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압박축구를 과감히 버리고 일본이 수십년 동안 쌓아올린 패싱축구에 ‘순응’했다. 다시 ‘자신의 옷’을 입은 일본은 본래 스타일대로 축구를 했고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콜롬비아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카가와와 결승골 도움을 기록한 혼다 [출처=연합뉴스]




    해임 VS 연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 감독 해임을 주장하는 국민들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해임 주장을 비롯해 신 감독 비난 관련 글은 300여건에 달할 정도다.

신 감독은 작년 12월 동아시안컵 일본 원정에 나서 4대 1 대승을 거뒀다. 당시 경기 패배가 기폭제가 돼 일본축구협회는 할릴호지치 감독 경질 논의에 들어갔다. 그랬던 신 감독이 이제는 자신의 입지를 놓고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니시노 감독 연임설이 나오고 있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만 감독직을 하기로 한 ‘땜질 감독’이었다. 그러다 16강 진출 청신호, 일본 최초 월드컵 3회 연속 득점 등이 조명되며 유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는 “월드컵 이후에도 니시노 감독을 유임하는 방안이 나왔다”며 “일본 축구협회에서는 니시노 감독 유임을 추천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7월20일 기술위원회에서 의제로 올릴 것 같다”고 전했다.



    희화 VS 미화

두 나라 국민들의 양 감독에 대한 평가는 SNS 상에서도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 감독은 인터뷰에서 주로 발언한 ‘트릭’, ‘실험’ 등이 빌미가 됐는지 이를 희화한 모습들이 SNS로 확산되고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등장하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패러디해 신 감독으로 묘사하는가하면,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너는 방금 나의 함정 카드를 발동시켰다)라는 문구와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 OST가 결합해 인터넷 상에서 쓰이던 ‘짤방(짤림방지 준말)’을 신 감독에 대입시키기도 했다. 



SNS 상에서 희화되고 있는 신 감독 [출처=인스타그램]
SNS 상에서 희화되고 있는 신 감독 [출처=인스타그램]




이와 달리 니시노 감독은 이미 일본에서 ‘스타’다. 그의 리더십과 함께 젠틀한 외모 또한 일본팬들 사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널리 회자되고 있는 니시노 감독의 각종 일러스트레이션에는 신 감독과 달리 ‘애정’이 담긴 모습이다. 니시노 감독을 형상화한 도시락까지 등장할 정도니 그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성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니시노 감독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출처=인스타그램]
니시노 감독을 그린 도시락 [출처=인스타그램]




나아가 애니메이션의 나라답게 그는 1980년대 축구만화로 인기를 끌었던 ‘캡틴 츠바사’의 등장인물 미스기 준(三杉淳)으로도 불리고 있다. 만화에서 오프사이드트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미스기 준이 니시노 감독의 전술과 흡사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실제 니시노 감독은 세네갈전에서 상대 선수 6명을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방어하는 전술로 호평을 받았다. 니시노 감독이 존경하는 선수도 요한 크루이프다. 요한 크루이프는 네덜란드 ‘토탈사커’를 정립한 레전드로 오프사이드트랩을 주요 전술로 활용했다. 



캡틴 츠바사 등장인물 미스기 준 [출처=유튜브 캡처]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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