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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해외 직구하면 뭐가 좋아 (feat. 독일 맥덕)

By 민상식

Jun 27, 2018
월드컵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게 맥주다. 월드컵 시즌에도 맥주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국내 맥주 시장은 그동안 페일라거와 라이트라거 등 ‘라거 계열’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점점 새로운 맛의 맥주를 원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수입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맥주는 500여종이 넘는다. 그럼에도 맥주 애호가는 갈증을 느낀다. 해외에서 접해본 더욱 다양한 맛과 향의 크래프트(수제) 맥주를 국내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은 ‘수제맥주 정기배송 서비스’가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


사실 주세법에 따르면 술은 원칙적으로 온라인 판매ㆍ배송을 할 수 없다. 단,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전통주 제조자의 직접 통신판매와 ‘음식에 부수해’ 주류를 배달하는 경우다. ‘치킨+맥주’, ‘요리+소주’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맥주 동호회와 ‘맥덕’(맥주+덕후 합친 신조어)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이른바 ‘힙’(Hipㆍ최신 유행을 뜻하는 신조어)한 맥주배송 서비스로 뜬 업체가 있다. 해외 맥주를 항공편을 통해 한국으로 정기 배송하는 업체 ‘포보틀스’(4bottles.beer)다. 포보틀스의 김대진(36) 대표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후 육군 장교로 6년간 복무한 군인 출신이다. 군 전역 후에는 해외 직배송 사업을 5년간 경험하다 ‘해외여행 중 맛보았던 인생맥주를, 집에서 편하게 마시게 하자’는 의도를 갖고 포보틀스를 설립했다. 현재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김 대표와 e-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3월 초 독일 파트너와 함께 포보틀스 첫 출고를 하는 김대진(36ㆍ맨 오른쪽) 대표

Q : 왜 맥주가 사업 아이템이었나.

A : “해외 직배송 사업을 할 때 ‘서브스크립션 커머스’(회비를 내면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 방식에 관심이 컸다. 그러다 우연히 맥주 정기배송 관련 기사를 보게 됐다. 국내 주세법 개정으로 맥주 정기배송 서비스 업체가 새로 등장했지만, 또 다른 규제 때문에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기사를 읽고 눈이 번쩍 뜨였다. 해외직배송 사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조사를 해보니 시장규모가 매년 두 배씩 성장하는 등 매우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도전해볼 만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맥주 공부를 시작하면서 부터는 맥주에도 양조방식에 따라 수많은 스타일의 맥주가 있고, 또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기술자)의 레시피에 따라 그 맛과 풍미가 전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라거 계열에 국한된 우리나라 맥주 시장에 맥주의 본고장 유럽의 다양한 맥주를 소개하고 싶은 욕구도 들었다.”

Q : 독일에 건너가 사업을 하는 이유는.

A : “독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맥주와 소시지, 자동차다. 국내에서 해외 직배송 사업을 했을 때 맥주는 전자상거래 자체가 불가능하고, 소시지는 수입 통관시 검역 등이 쉽지 않아 손을 댈 수 없었다. 자동차는 가격대가 너무 높았다. 하지만 맥주를 독일 현지에서 수급해, 항공 직배송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 유통 수입맥주는 운송비 때문에 대부분 선박을 통해 한 달이 넘는 기간이 걸린다. 아무리 포장을 잘 해도 온도 등 여러 요소의 영향으로 최상의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접한 맥주 맛을 국내에서 느끼기 어려운 게 이런 유통상의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독일 사람이 지금 마시는 맥주를 수급해, 한국 소비자까지 4~5일이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선한 맥주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 만나는 현지인들도 한국 사람이 맥주사업을 위해 맥주의 나라에 왔다고 하면 신기해하고 놀라곤 한다. 특히 나에게 ‘매우 좋은 선택을 했다’고 엄지를 들어올린다.”

Q : 국내 주세법이나 세관신고에서 문제는 없나.

A : “주세법은 대한민국에서 주류를 수입ㆍ유통ㆍ판매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적용되는 법률이다. 본인이 소비하려는 목적으로 주류를 수입, 통관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여행자가 해외여행 중 주류를 구매해, 귀국할 때 관세법상 내야할 세금이 있다면 내고, 수입절차를 거치지 않고 반입하는 것과 동일하다. 포보틀스는 해외맥주를 큐레이션해 정기적으로 항공을 통해 직배송해하는 서비스지만, 개인이 물품 화주로서 수입ㆍ통관의 주체다. 주류에 부과되는 주류세와 교육세, 관세, 부가세 등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면, 개인이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해외에서 주류를 구매ㆍ반입할 수 있다. 우리는 그 과정을 대행한다. 정상적인 경로와 방법을 통해 세관신고를 하고 있다.”

포보틀스 SNS 이용 후기 [출처=4bottles 인스타그램 계정]

Q : 맥주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A : “처음에는 지인 위주로 시작하다가 맥주 동호회와 맥덕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고객 중에는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 싶어하는 맥주 애호가 외에도 맥주를 좋아하지만 맥주사러 갈 시간이 없는 바쁜 직장인, 육아에 전념해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주부도 있다. 고객들은 맥주를 해외 직배송해서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 같다. 잘 모르는 맥주를 설명과 함께 받아볼 수 있어서 좋고, 여러 가지 스타일의 맥주를 맛볼 수 있어서 퇴근시간만 기다린다는 고객도 있다.”

Q : 지금까지 배송한 맥주의 종류는.

A : “올해 3월 초부터 배송을 시작해, 매주 4종류씩 17차례 발송했다. 독일을 비롯해 벨기에, 그리스, 리투아니아, 체코,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스페인, 폴란드 등 10개국에서 생산된 맥주다. 유럽 각국에는 새로운 맥주가 정말 많다. 덴마크나 스웨덴 등 북유럽 맥주와 독일 내 지역맥주, 창의적인 수제맥주 양조장의 맥주도 취급할 계획이다.”

Q : 병맥주를 취급하는 이유는.

A : “독일인은 캔맥주보다 병맥주를 선호한다. 캔맥주가 공기중에 노출도 덜 되고, 무게도 가벼운 등 장점이 많지만, 전통적으로 맥주는 병에 담아 마시는 것이라는 생각을 보편적으로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주로 병맥주를 취급하고, 병맥주 4병을 보내준다는 의미로 회사명을 포보틀스(4 bottles)로 정했다. 사업의 본질은 좋은 맥주를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것이다. 그래서 포장에 많은 투자를 했다. 두껍고 안전한 DHL 박스와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 공수해오는 에어포장재를 이용해 포장한다. 현재까지 맥주병의 파손율은 1% 미만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스웨덴전에서 맥주를 마시며 응원하는 독일 축구팬들 [사진제공=게티이미지]

Q : [월드컵 한국-독일전을 앞두고] 현재 독일의 월드컵 분위기는 어떤가.

A : “독일이 축구의 나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축구 관련해 관심이 많고, 여러 업종에서 관련 이벤트도 많이 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 패배한 후 독일 언론에서 심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축구 열기도 많이 침체됐었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난 후 분위기가 다시 뜨거워졌다. 독일이 맥주 소비는 원래 많지만, 월드컵 시즌에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 독일이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맥주소비는 더 늘어나지 않을까.”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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