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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바케? 마바마!’ 마을도 단위별로 맞춰 고쳐야 한다

By 구민정

Jun 15, 2018
    모두없애라

골목에서 재잘대며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품은 젊은 마을이 있었다. 이후로 10년, 20년… 동네사람들도, 마을도 늙어간다. 이주민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더이상 새로 들어와 생기를 불어넣어 줄 인구도 국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엎고 다시 짓자’ 얘기가 나온다.

주거지를 엎는 방식 중에 가장 자주 얘기되던 것이 ‘전면철거정비방식’이다. 말 그대로 전면 철거, 다 부수고 새로 다시 짓는 방식이다. 전면 철거는 동네에 부족했던 기반시설을 만들고 동네의 가치(=땅값)를 올린다는 측면에서 노후주택지 문제를 해결할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전면철거로 생겨난 사회적 갈등, 환경 문제는 심각했다. 무엇보다 문화자산이 될 고택이 사라져간다는 비판도 꾸준히 있었다. 이에 주거지 정비방식의 패러다임이 바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서수정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위원은 “주거환경의 정비목표는 공공의 사회적 삶이 만들어지는 데 둬야 한다. 또 주거지 재생은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회적 합의형성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도시별맞춤개발

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 감소와 늙은 도시를 겪고 있는 일본은 대규모 개발에 의한 도시재생을 일찌감치 피하고 있다. 2016년 9월 일본 사회는 각 도시의 국제경쟁력과 방재기능을 높이고 생동감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도시재생특별조치법’을 개정했다. 이 개정은 일본사회 내에서 작지만 묵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방도시 인구 감소에 제동을 걸고 일본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정책인 지방창생(地方創生).




사람들이 빠져나간 지방도시들을 국제회의장과 같은 외국기업의 비즈니스장으로 활용하고 이에 더해 외국인 거주 생활환경도 획기적으로 마련했다. 법 개정 전엔 공원, 광장, 주차장 등 공공시설로밖에 활용하지 못했다. 도시에 사람이 줄어드는데 공공시설만 늘린다고 답이될 수 없었다. 하지만 개정 후 도쿄권 국가전략특별구역의 구역계획을 보면 외국인 수요에 맞춘 주택, 서비스 아파트 등의 생활지원 시설 등의 정비가 포함돼 있다. 줄어드는 국내 수요를 일본을 찾는 외국인에게서 찾은 것이다. 비상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다. 자연재해 상황이 발생해도 도시의 기능을 유지하게 했다.




일본마을(아이치(愛知) 현의 마쓰야마(松山) 시 마을 사례. 이미지 출처: http://sotonoba.place/matsuyamaminnanohiroba



‘콤팩트 시티’도 눈에 띈다. 도쿄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김청 씨에 따르면, 일본은 콤팩트하면서 생동감 있는 마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도시재생특별조치법’ 개정 전엔 기존 건축물의 전면적인 제거가 우선시 됐지만 유용한 기존 건축물은 활용하는 방향으로 법 내용이 바꼈다. 지역의 상황에 맞는 시가지 정비가 가능해진 셈이다. 그는 “이때 지역의 낮은 수요에 따라 재개발 건축물의 규모를 억제하고 유효한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도록 하며, 유동인구 창출을 위해 도시공원의 점용을 가능하도록 했다”며 “현재의 생활환경과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이치(愛知) 현의 마쓰야마(松山) 시에선 빈 점포와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주차장을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했다. 주민들은 빈 점포 공간을 활용해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공장소로 개조했고, 주차장은 말을 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에 맞게 공간을 새롭게 활용하면서 어두웠던 동네 공간에 활기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도시와 마을은 생겨난 방법과 역사가 각양각색이다. 그만큼 여러 모양으로 쇠퇴하고 있다. 이에 각 도시의 상황에 맞는 재생방법을 모색해야한다. 우리나라 역시 각 도시와 동네의 상황에 맞는 지원과 대책이 나올 것을 기대해본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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