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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응원하되 대한민국만 응원하지 않기

By 이유정

Jun 15, 2018
월드컵에 관심 없는 당신

00을 알면 월드컵이 보인다



축구를 좋아하는 내게 지인이 추천했던 책이 있다. 영화화되기도 했던 ‘아내가 결혼했다’. 축구광인 덕훈과 인아가 만나 축구도 사랑하고 다른 남자도 사랑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왜 FC바르셀로나 팬이 되었냐”는 덕훈의 질문에 인아는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를 언급한다.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의 독재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웠던 카탈루냐인들. FC바르셀로나는 바로 그런 카탈루냐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고상한 입덕 이유라니.



[사진=FIFA홈페이지]




    월드컵을 재밌게 보는 법

그런데 이건 소설에 나오는 축구팬 얘기고. 보통 우린 4년에 한 번 대한민국을 외치다 한국의 16강 탈락을 곧 월드컵 종료로 여긴다. 월드컵이 열리든 말든 관심 없을 수도 있다. 지금이 2002년도 아니고 굳이 월드컵을 챙겨 볼 필욘 없잖나. 나도 그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보기 전까진.

대한민국이 1무 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던 지난 월드컵이 난 왜 재밌었을까? 핵심은 대한민국을 응원하되 대한민국만 응원하지는 않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이 탈락한 후에도 월드컵은 재밌다.



조별 리그 매치표[사진=FIFA홈페이지 캡쳐]




월드컵에는 총 32개국이 출전한다. 나라당 23명의 선수들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각국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만 736명이다. 계중엔 유럽 명문 리그에서 뛰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도 대거 포진해있다.

우리나라 선수들 뿐 아니라 생소한 외국 선수의 플레이가 불현듯 눈에 들어오고, 각 나라마다 다른 특징을 지닌 축구의 묘미를 느끼는 순간 월드컵은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선수와 팀을 알면 월드컵이 보인다

지금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탈리아 전 국가대표 선수 안드레아 피를로를 예로 들어보자.

브라질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와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다. 피를로가 무기력하게 흘린 공이 마르키시오의 절묘한 골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공을 건드리지도 않은 어시스트였다. 피를로의 움직임에 속은 상대 수비수는 어리둥절했고 골은 순식간에 터졌다.



안드레아 피를로[사진=FIFA인스타그램]




처음으로 골을 넣은 선수보다 어시스트를 한 선수가 궁금해졌다. 별명이 ‘수면축구’, ‘축구도사’라더니 과연. 반쯤 풀린 눈과 매가리 없는 아우라로 나른한 느낌을 주지만 어느 순간 라인을 허물며 상대의 허를 찌르는 키패스를 한다.

대한민국과 조별 리그에서 맞붙는 독일은 어떤가. 지난 브라질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월드컵 통상 5회 우승을 노리는 유력 우승 후보다. 약 10년째 대표팀을 이끄는 요하임 뢰브 감독은 안정적이고도 유연한 지도력으로 ‘전차군단’ 독일을 정상에 올려놨다.



독일 국가대표팀[사진=FIFA홈페이지]




메수트 외질, 토니 크로스, 토마스 뮐러, 노이어 골키퍼 등 출중한 선수들과 조직력엔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지난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러시아에서는 통 인연이 없던 대표팀 우승컵을 따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번은 메시의 네 번째 월드컵이다.



리오넬 메시[사진=FIFA홈페이지]




이외에도 월드컵을 통해 이변을 일으키는 약소팀, 떠오르는 신예들은 언제나 큰 관심의 대상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16강부터

F조에 속한 대한민국은 18일 스웨덴전을 시작으로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맞붙는다. 조별 리그에서는 각 팀이 돌아가며 한 차례씩 대전해 성적에 따라 순위를 가린다. 2위 안에 들어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조에 속한 다른 나라들의 경기도 챙겨 보며 상대의 전력을 가늠해 볼 법하다. 실제로 이들 경기 결과가 대한민국 성적에 영향을 준다.

반면 16강부터는 확정된 대진표에 따라 두 팀 중 승자를 가르는 토너먼트전이다. 연장전도 승부차기도 이때부터다. 대한민국이 계속 올라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월드컵은 계속된다.



신태용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사진=FIFA홈페이지]


손흥민[사진=FIFA홈페이지]




다양한 국가와 인종, 예술적인 플레이, 개성 넘치는 선수들, 감독들, 축구팬들. 그곳엔 또 어떤 장면이 남고 어떤 역사가 쓰일까? 그 이야기는 기대해 볼 가치가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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