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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ㆍ호주 유학→취업 실패→'메디칼 블록체인' 창업가

By 민상식

May 30, 2018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Block Chain). 우리에게는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 기술로 유명하지만, 해외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약 10%가 블록체인이나 블록체인 관련 기술에 보관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감지되는 블록체인에 대한 열풍은 더욱 뜨겁다. 

블록체인 창업가 김윤섭(27) 씨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블록체인 투자에 비해 우리나라는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그는 최근 블록체인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한 한국인 동업자와 함께 창업에 뛰어들었다. 바로 유학생활 중 얻은 의료관광 아이디어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 메디피디아(Medipedia, 전 메디트래블)다. 메디피디아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한국 중심의 의료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신청한 특허가 완료되면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다음은 김윤섭 씨와의 일문일답.

김윤섭(27) 메디피디아 공동창업자 [사진=TAPAS]


Q : 호주 최고 명문대인 멜버른대학교를 졸업한 후 안정적인 대기업에 취업하지 않고,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A : “취직을 못했기 때문이다. 2014년 멜버른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취직을 못했다. 석사 졸업 후 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호주 내 회계법인 및 관련회사에 1000곳에 지원했지만, 면접 본 곳은 단 1곳에 불과하다. 그 회사마저도 떨어졌다. 당시 호주 영주권이 없었기 때문에 호주 회사에서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공황장애를 겪을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호주 명문대를 나와서도 취직을 못한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결국 창업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Q :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블록체인 기반 의료관광 플랫폼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 “영국과 호주에서 유학하던 중 몸이 안좋거나 사랑니 발치 문제로 병원에 갔지만 높은 의료 수가에 비해 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호주에 여행 온 초등학교 친구가 갑자기 맹장염이 걸려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병원비가 한국에 비해 훨씬 높게 나온 적도 있다. 호주에선 높은 의료 수가 탓에 진료받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많은 호주인들이 동남아시아로 의료관광을 떠나는데,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의료 관광 플랫폼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고액을 지불해도 질좋은 의료서비스 혜택을 못하는 환자들이 동남아보다 의료 수준이 높은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 스타트업계에 종사했던 김태용(33) 공동대표와 블록체인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다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관광 플랫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


Q : 개발자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공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창업 과정에서 어떤 일이 힘들었나.

A : “블록체인을 처음 접한 시기는 2009년이었다, 그 당시에는 ‘암호화폐에 누가 투자하지’라는 생각으로 무시해 버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나도 관련 분야 공부를 시작했다. 블록체인은 지금까지 내가 공부해왔던 분야와는 전혀 달라 기술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블록체인 지식은 대부분 독학으로 습득했다. 암호화폐공개(ICO)를 진행 중인 회사의 백서를 읽어가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인터넷으로 찾아가며 학습했다. 그럼에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 특히 블록체인 개발자를 찾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 내 블록체인 관련 개발자가 아직 많지 않아, 스타트업에서는 지급이 불가능한 연봉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인도인 개발자 등 외국인 직원 5명과 원격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에 와서는 서울의 임대료가 높아 직접 발품을 팔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Q : 세계최초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에 대해 설명해달라.

A : “메디피디아는 환자의 권리가 확립된 의료관광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현재 의료관광 환자 대부분이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데 에이전트의 폭리 및 사기 등 피해가 많다. 불법 에이전트도 성행해 의료 분쟁이 발생하면 피해보상 방법이 없다. 이런 일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의료서비스 이미지가 추락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태용 공동대표와 함께 메디피디아를 창업한 것이다. 환자가 자발적으로 원하는 의료진과 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려는 목적이다. 예컨대 환자가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문의하면, 동시에 여러 의료진과 상담이 진행된다. 상담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의료진을 선택하는 식이다. 이 블록체인 플랫폼에 대한 특허를 신청한 상태다. 이 특허를 획득하면 공식적으로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으로 인정받게 된다.” 

대형서점에 진열돼 있는 블록체인 관련 서적들 [사진제공=연합뉴스]


Q : 블록체인 의료관광 플랫폼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한국 의료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가.

A : “한국의 의료 산업 수준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많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들이 메디피디아 플랫폼을 이용하면 한국 의료시장의 빅데이터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의료 빅데이터는 의료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및 원격진료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은 미비하다. 향후 정부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호의적으로 검토해 알맞은 정책을 준비하기를 바란다.”

Q : 블록체인 기술이 수년 안에 우리의 실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A : “모든 결제가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바뀐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이 신용카드를 대체해 모든 경제활동의 매개체로 이용될 것으로 본다. 점차 모든 서비스의 중간 매개자 역할이 축소되면서, 불필요한 중복 일처리가 줄어들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Q : 블록체인 기반 기술 창업에 나서려는 한국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은.

A :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까지도 닷컴 버블에 비해 시장규모가 10분의 1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있는 미개척지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블록체인 열풍을 이용해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아이디어를 블록체인에 접목하면 쉽게 자금 지원을 받을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다. 하지만 블록체인 투자자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만 갖고는 투자받기가 쉽지 않다. 블록체인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을 먼저 갖추고 창업에 뛰어들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도 한국 청년들이 도전하기를 바란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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