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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푸드트럭’ ①] 그는 왜 트럭으로 출근할까

By 구민정

Feb 12, 2018

#프롤로그

‘노점상이면서 뭘 이렇게 비싸게 받아?’

과거 한 음악축제 현장에서 푸드트럭을 마주쳤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그 때 그 생각은 명백한 오해였다.

푸드트럭 사업자들은 처절하다. 회사를 그만 두고, 알바비를 모두 모으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겨우 트럭의 시동을 건다. 트럭이 생기면 트럭 외부를 꾸미는 래핑(wrapping)부터 메뉴 선정과 차량 내부 개조까지 많은 창조의 고뇌를 겪어야 한다.

트럭이 생겨도 아무데서나 장사를 할 수도 없다. 보통 지역축제를 주관하는 지자체에서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적은 자릿수를 두고 많은 트럭들과 경쟁해야 한다.

각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군에서도 진부역 마당에 푸드트럭을 불러모았다. 딱 세 팀이다. 모든 트럭은 사연을 싣고 달린다. 그 사연들을 조금 엿들어보았다.

#평창의 푸드트럭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진부(오대산)역. 도착한 날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느껴진다.


역사는 한창 손님맞이에 바쁘다. 진부(오대산)역에선 개회식과 폐회식을 비롯해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스키점프 등 총 11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 KTX를 타고 달려와 도착한 진부(오대산)역.
역내 편의점을 제외하고 딱히 먹을거리가 없는데 그래서인지 역을 나가자마자 보이는 푸드트럭 행렬이 눈에 띈다.


평창군이 이번 대회 기간동안 운영할 푸드트럭 총 3대를 선정했는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엉클괌, 사이공, 카페 향기마루가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영하 15도는 거뜬히 내려가는 평창에 웬 괌? 괌? 괌?


“추울 땐 고기죠!”
엉클괌 푸드트럭의 박준일(42) 사장은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 광주도 추웠는데 더(!) 추운 평창에서 그와 그의 부인은 트럭 내 작은 전기난로에 기대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추위 속이지만 스테이크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활활 불타오른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관두고 무작정 괌으로 가 6개월간 생활했다. (부럽다)
“직장생활이 안 맞아서 관두고 괌으로 갔어요. 놀러갔다가 괌에서 살고 싶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괌에서 친구들과 먹었던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거든요. 그걸 축제장에서 팔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작년 1월부터 푸드트럭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메뉴로 스테이크를 고르게 됐어요.”
엉클괌의 스테이크는 재료부터 남다르다. (오전 9시, 재료준비중인 와중에 벌써 손님 다섯이 공을 치고 갔다)



“보통 국내에 다른 푸드트럭들은 대부분 부챗살 부위를 냉동육으로 써요. 또 고기를 기름에 굽게 되는데 거의 고기볶음이 되는 거죠. 전 등심 냉장육으로 그릴에 굽습니다. 정통 스테이크에 더 가깝습니다.”
재료와 굽는 방식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엉클괌에선 서울 마장동에서 그날 그날 냉장차에 실려온 재료들을 일일이 진공패킹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번 씹어봤는데 고기 결이... 결이... 살아서 씹힌다.

보시다시피 스테이크 볶음밥을 시켜보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썰린 고기와 고슬고슬한 볶음밥. 그리고 곁들여진 샐러드. 아차, 볶음밥은 올림픽 스페셜 메뉴다.
“기차역이다보니 내려서 밥을 찾을 손님이 많을 거 같아 덮밥 메뉴를 새로 개발했어요.”

엉클괌 스테이크는 200g과 150g 단위로 팔린다. 보통 식당에서 판매되는 스테이크 정량이다. 가격은 각각 1만3000원과 1만원. 볶음밥 스테이크의 경우 밥 위에 올라가는 고기양에 따라 9000원과 6000원으로 판매중이다.


9일 개막식과 함께 엉클괌도 본격 올림픽 성수기에 돌입한다. 작은 트럭이지만 이곳에선 하루에 300~400인분의 든든한 한 끼가 나올 예정이다.
“외국인분들은 특히나 정말 좋아하시죠. 고기니깐요! 추운 날엔 고기 먹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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